우리의 자립이 곧 나의 자립! 시니어들과 함께하는 세상, 아립앤위립
쨍그랑. 가까운 곳 어디선가 경쾌한 유리 마찰음이 났다.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니, 남성 두 명이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바닥에 뒤엉킨 채 싸우고 있었다. 주위에는 종이 상자 몇 개와 깨진 빈 병들이 널브러져 있었다. 날카롭게 깨진 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애꿎은 유리병에 시선이 멈췄다. 자칫하다가는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‘괜히 끼어들지 말자’ 마음먹었다. 애써 못 본 척 시선을 거두려던 찰나, 그와 눈이 마주쳤다. 어라? 자세히 보니 피 튀기는 싸움판의 그들은 무려 70대 할아버지들이었다. 지난 1월 말, 광주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을 소설로 각색해 보았어요. 나이가 지긋한 70대 노인들이 이토록 서로를 죽일 듯 주먹을 휘두르고, 욕설을 내뱉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? ‘며칠째 고생해서 모아둔 폐지를 훔쳐 갔다.’ 바로 30kg 정도의 폐지와 공병 몇 개가 싸움의 발단이었다고 합니다.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2,000원. ‘고작’이라고 하기엔 누군가에게 소중한 돈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돈 이천 원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을 싸우게 만들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참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. 전국 곳곳에는 단돈 몇백 원, 몇천 원을 위해 생존 경쟁을 펼치는 ‘폐지 리그’가 골목마다 존재한다고 하는데요. 여기 노인 문제, 특히 빈곤 노인의 175만 명 이상이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여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, 폐지 수거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힘쓰는 단체가 있다고 합니다. 바로 ‘아립앤위립’ 인데요.